집에서 엄마표 영어를 할 때, 엄마의 영어 발음이 중요한 요소인가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정해져 있다. "엄마의 발음이 좋지 않은데, 집에서 책을 읽어줘도 괜찮은가요?", "제 발음이 안 좋아서 아이가 잘 못 알아들을까 봐 걱정이 돼요." 그렇다면 과연 가정에서 엄마표 영어를 진행할 때 학부모의 영어 발음이 중요할까? 결론부터 짧게 말하자면, 학부모의 영어 발음보다 중요한 것은 '역할'이다.
정확한 발음보다 '노출'이 더 중요하다
아이가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노출량과 재미있는 경험이다. 완벽한 발음이 아니어도, 영어 책을 함께 읽고, 노래를 듣고 따라하며, 엄마와 영어 "놀이"를 즐기는 경험이 아이의 영어 감각을 훨씬 많이 키워줄 수 있다. 조기에 영어교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노출'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완벽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출이 있어야 영어 감각을 올리는 데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아이의 귀는 원어민처럼 발달할 수 있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소리를 구분하고 익히는 능력이 있다. 엄마의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책 속 오디오, 노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원어민 음원 노출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 요즘에는 유튜브에서도 쉽게 다양한 노래들을 찾아 들어볼 수 있고,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비디오 자료도 많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 있게 말하는 엄마'가 아이에게 큰 모델이 될 수 있다
엄마가 틀릴까봐 말하지 않거나, 머뭇거리게 되면 아이도 "영어는 어려운 거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오히려 "엄마도 같이 배워볼까?"라며 자연스럽게 말해주면, 아이는 영어는 같이 하는 재미있는 활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그런 고민을 하게 된다. 내가 말하는 발음이 미숙해서 원어민이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우리는 영어를 배우고 쓰는 입장이고, 당연하게도 우리의 언어가 아니라면 미숙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나라가 있고, 그에 따라 영어도 다양한 억양으로 변화한다. 중요한 것은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가이드를 잡아주는 것이다.
발음 걱정 없이 영어책, 어떻게 읽어줄까?
그렇다면 발음 걱정없이 아이에게 영어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
1. 먼저 전체 문장을 읽는 것보다, '패턴'에 집중해서 읽는다. 반복되는 문장 구조를 중심으로 읽어낸다면 훨씬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리듬에 맞춰 말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엄마 : What do you see?
아이 : I see a bird looking at me! / I see a tiger roaring! / I see an elephant!
2. 다음 오디오북과 함께 듣고 따라 읽는 연습을 한다. 엄마가 먼저 들어보고, 책과 함께 따라 읽는 연습을 한다. 그 뒤로 자연스럽게 아이도 따라 하게 된다. 유튜브에서 책 제목과 함께 'read aloud'를 검색하면 원어민들이 책 읽는 음성을 들어볼 수 있다.
3.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왔다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딱딱 끊거나 주저하지 않고, 억양, 감정 표현에 더 집중한다.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은 발음보다 단어의 느낌, 리듬, 감정 등이다. 그리고 영어책을 연극처럼 읽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목소리 바꾸기, 표정 연기, 동물 소리 등 연극처럼 읽게 된다면 발음보다 재미와 상호작용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책 읽기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더불어, 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틀려도 괜찮아!" 영어 발음이 안좋거나, 틀리더라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발음 하나하나 지적하고 따지고 정확하게 잡고 지나가면 아이는 영어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영어는 즐거운 것, 영어는 재미있는 것, 영어는 틀려도 괜찮은 것. 이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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